미니멀라이프_신혼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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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을 사는데 특별한 기준은 없다. 신혼집을 마련하고 첫 보금자리에 물건을 채워 넣기 시작하면서 남편과의 마찰은 당연히 발생했다. 몇년전 나의 기준은 이쁘고 꼭 필요할 것 같은 물건,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다른 사람의 구매리스트를 많이 참고했다. 내 인생이고 내가 쓸 것들인데 다른 사람이 사서 좋다면 사고 이뻐 보여서 샀다. 미니멀라이프를 생각하니 신혼의 추억도 지금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라 감사하다. 신혼의 우리는 그리 풍족하지 않아 마음에 들고 사고 싶었던 것을 모두 살 수 있던 것은 아닌 점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신혼의 로망스-같이 장보기

티비에서 보면 신혼 부부가 같이 알콩달콩 장보는 장면을 보고 참 이쁘고 나도 그래야지 하면서 신혼의 로망으로 꼽은 일이었다. 실상은 이게 왠걸! 처음에 알콩달콩하다가 이건 왜사냐 이건 안 사도 될거 같다하면서 마음 상하는 일이 생겼다. 음식물 쓰레기통이 문제였다. 나는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면 이 통에 담은 후에 버릴 거라고 했고 난 우리 엄마가 음식물 쓰레기통을 쓴 적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생활 방식의 차이였다. 3400원 짜리 플라스틱통이 이게 뭐라고 못 하게 하는 걸까 생각하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때의 내 마음은 이런 것이었다. 앞으로 아주 작은 이런 일도 허락을 받고 사야 되는 것인가 생각했다. 사실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통의 문제인데 나는 우리의 결혼생활로 확대 시켜서 생각했다.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조율해 나가는것이 처음이고 나는 어렸고 미숙했다. 지금도 그걸 진행하고 있는 중이고 완결형의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애물단지-웨딩촬영 사진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손끝 발끝에 대한 자세까지 알려줘서 찍은 사진이 거대한 액자에 인화된 액자는 이제 애물단지가 되었다. 우리에겐 아이가 생겼고 이사를 하고 벽에 못질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 무겁다. 저 무거운 액자를 지탱 하려면 못은 2개 이상은 박아야 될 듯 했다. 그래서 방구석에 먼지와 매일 인사하고 웅크리고 있던 액자와 헤어짐을 고했다. 남편이 있을 때 정리하면 이걸 왜 정리하냐며 걸어두자고 하면서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 너무 뻔했다. 실행은 남편이 없을 때 쓰레기 봉투에 넣고 액자 틀은 폐기물 스티커를 붙어 버렸다. 지금까지 남편은 단 한번도 찾지 않았다. 우리에게 그 날의 추억이 있다. 다시 보고 싶을 땐 dvd도 있고 사진파일로 존재하니 괜찮다. 


식자재의 낭비

요리를 하는 것이 재미있다. 혼자 살다가 같이 살게 되어 매일 해보고 싶은 요리가 생겼다. 해 보지 않은 요리들을 하는 재미는 인생의 행복이다. 맛이 있든 없든 함께 먹는 것은 식구가 되었다는 의미이고 큰 기쁨이다. 결혼의 의미를 찾자면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그 중에 포함된다. 문제는 요리 초보이다 보니 요리책에 나와 있는 그대로 만들려고 재료를 다 준비하고 양념도 새로 다 구매했다. 매번 새로운 음식을 해 먹는 것도 아니니 그런 양념이 매일 쓰이지도 않게 되어 유통기한이 다 되고 버렸다. 거기에 양가에서 챙겨주신 식자재가 차고 넘쳤다. 살림을 잘 꾸리는 방법은 지금도 연구중이고 신혼 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가지고 있는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버리지 않고 잘 활용하는 방법 또한 미니멀라이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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